[워홀메이트 에세이] 남들보다 늦은 출발이지만, 나만의 속도로

“나는 늘 조금 느린 사람이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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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나 주변 사람들은 앞서 나가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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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하고, 저축을 하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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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곡차곡 ‘정상 궤도’에 올라탄 듯 보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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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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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안했지만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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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하게도 그 불안 속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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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조금 다른 길’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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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워킹홀리데이였다.

“남들이 정착할 때, 나는 떠났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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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변에서는 모두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라고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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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내 안에서는 자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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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 해볼지도 몰라’라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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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소리가 들려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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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항공권을 결제하고, 낯선 나라로 향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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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곳에서의 삶은 예쁘지 않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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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어가 서툴러 주문 하나 제대로 못하고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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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터에서의 하루는 늘 긴장으로 가득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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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이상하게도, 하루가 끝나면 뿌듯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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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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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의 나는 분명 어제보다 성장하고 있었다.

“비교의 기준을 바꾸는 순간, 삶이 달라졌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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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 있을 때는 늘 누군가와 비교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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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급, 직장, 학력, 나이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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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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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국적, 다른 언어, 다른 이유로 모인 사람들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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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오늘 하루 잘 살아낸 것’만으로 서로를 존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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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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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빠르다’는 건 중요하지 않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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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국 중요한 건 ‘지속할 수 있는 속도’라는 걸.

“나의 속도로, 나의 길을 간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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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아보면 나는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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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더 오래 보고,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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워킹홀리데이는 내게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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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비교하지 않는 용기’를 가르쳐준 시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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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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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들이 이미 도착한 곳이라도 괜찮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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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나만의 속도로, 나의 길을 걷고 있으니까.